위아래는 정해진 위치가 없고,
낮고 높음은 일정한 이름이 없다.
아래가 있으면 반드시 위가 있기 마련이다.
낮은 것이 없고 보면 높은 것이 있겠는가?
天上下無定位. 車高無定名 有下則必有上. 無卑則安有高.
(천상하무정위 거고무정명 유하칙필유상 무비칙안유고)

-조선조 명신 강희맹 님의 升木設에서.

강희맹은 조선조 명신이며 경기도 시흥현에서 살았다.
현재는 서울 금천구 시흥4동이다.(안씨 문중 사당 앞)연립주택이 많이 있는 동네가 되며 집터표석이 있다.
세상에는 높고 낮음이 있는 것인데 없다고 한다.
낮은 산이 있으면 높은 산도 있는 것이며 높은 벼슬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낮은 직급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다.
이것이 살아가는 일상의 우리네 삶의 방식이다.
그런데 위와 아래는 서로가 상대적이다. 위가 있으면 아래가 반드시 있다는 말이 된다.
이것들은 우리가 매일 보는 자연의 현상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는 그것들은 일상의 형식에 불과 한 것이다.
그것은 사람 앞에서는 절대적이 되지 못한다.
직장에서는 가장 높은 사람이 될지 몰라도 집에 돌아오거나 동네 동료들 앞에서는 가장 낮은 사람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어느 어느 동네에 가면 돈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코 불어진다는 말과 같다. 내가 힘들면 다른 사람이 쉬워지고 다른 사람이 힘들면 내가 편한 것이 일이고 높음과 낮음이다.
서로 어우러져 두루뭉술하게 살되 정확하게 할 일은 그렇게 반듯하게 하고 정직하게 해야 할 일은 누가 봐도 바르게 해야 함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시인 박연복(石泉 yen30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