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사랑
질긴 사랑
미끈한 사랑
번쩍대는 사랑
변치 않을 사랑
썩지 않을 사랑
품질 보증 사랑
한 번 붙으면 지글지글 불타오를 사랑
그러다 감쪽같이 사그라들 사랑
아무데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사랑
다시 바꿀 수 있는
플라토닉, 아니
플라스틱
플라스틱 그 사랑

-강윤후 님의 플라스틱 사랑 중에서

요즘 이혼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육십이 훨씬 넘겼어도 이혼을 한다.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그러는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시대가 바뀌면서 문화의 이동 속도가 빨라지고
이해하려는 측은지심이 점점 감소되는 현상은 아닌지,
그렇다.
60년대에는 먹고 살기 바쁘고 힘들었어도 요즘처럼 밥 먹듯
이혼하진 않았다. 물론 평생을 함께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참아내며 견디어내고 사랑하며
살아오고 있지 않은가.
썩지 않을 사랑, 변치 말아야 하는 사랑만을 요구하는
시대는 갔다.
하지만 플라스틱 같은 사랑이 물론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장려되어야 할 일도 아니다.
어쨌든 플라토닉만은 아니더라도 그에 걸맞게
사랑이 이뤄졌으면 좋겠는 것이 글 쓰는 사람의 마음이다.

-시인 박연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