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천경찰서에서 무료 법률상담센터. 센터의 운영으로 경찰 인력이 더 긴급한 업무에 투입되도록 무분별한 고소 관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민들 각종 민생 사건해결에 큰 도움
   
금천경찰서가 지난해 12월 문을 연 ‘수사민원 상담센터’가 법률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구민들에게 무료 상담을 해주어 큰 힘이 되고 있다. 
 금천경찰서가 설치한 무료 상담센터는 변호사 25명이 돌아가면서 구민들을 만나 법률서비스를 한다.
  금천결찰서는 교통 인프라가 다른 구에 비해 부족한 지역적 특성 탓에 센터를 이용하는 구민들의 호응이 크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지만 벌써 입소문이 나 금천구 이외의 지역에서도 상담을 위해 찾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센터운영의 성과는 상담을 한 뒤 무조건 형사 고소부터 하고 보자는 관행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불필요한 행정 인력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은 가장 큰 효과라고 한다.
  지금까지 각종 생계형 범죄나 민원 등에 의한 무분별한 고소·고발로 수사 인력이 분산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센터의 무료 상담이 활성화되면서 강력 범죄에 수사력을 집중할 여건이 마련됐다는 의미다.
  실제 금천구에서 야쿠르트 배달을 하는 A씨는 지난달 4일 금천경찰서 수사민원 상담센터를 찾 도움을 받았다.
  A씨는 어두운 표정으로 상담센터에 있던 황순영(44·사진) 변호사에게 외상값을 받지 못한 사정을 털어놨다. 지난해 말 한 회사에 야쿠르트를 배달했다. 판매대금을 선불로 받아야 했는데 “자주 보는 사이니 나를 믿고 직원 15명에게 야쿠르트를 넣어 달라”는 사장의 말을 믿고 외상으로 판매했다. 그러나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회사는 외상값을 주지 않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버렸다. 사장을 믿고 구두로 계약한 것이어서 고소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황 변호사와 김형석(55) 경위는 형사 고소의 절차적 문제점을 A씨에게 설명하고, 대신 미지급한 회사의 위치를 추적해 중재에 나섰다.
  황 변호사와 김 경위의 추적과 중재로 해당 회사는 결국 밀린 외상값을 냈으며, A씨는 대금 입금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 A씨는 외상값이 해결되었다며 상담센터를 찾아 황 변호사와 김 경위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간단한 생계형 범죄를 까다롭고 복잡한 법적 절차 없이 해결해 낸 것이다. 이에 따라 납품 대금 사기 등 생계형 범죄로 시달리고도 하소연할 데 없어 속만 태우던 지역 소상공인들의 둥지로 자리매김 중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루 평균 6명의 주민들을 돕고 있다.
  실제 상담센터가 개소한 이래 한 달 동안 접수된 고소 건수는 127건으로 지난해 동기 182건보다 30.2% 줄었다.
  서민 입장에서는 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는 법률서비스를 대신해 사건을 원만히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변호사들은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금천구에는 법원이 없고 변호사 사무실도 드물어 법률적인 조언이 필요하면 주민들은 강남구 등 먼 곳까지 찾아 회당 수십 만 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했던 터라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상담센터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