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 단속된 성매매 업소 내부 모습/서울경찰청 제공

한미 공조수사로 적발… 포르셰 몰며 호화생활
양국 경찰,  서울과 뉴욕 현장합동 소탕작전
현지 한인 성매매 업주·여성 등 49명 검거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4월13일 오후 6시쯤 금천구 시흥동 모 아파트에서 체류 중이던 한국계 미국인 김모(38)씨를 성매매 알선 혐의(성매매 알선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붙잡아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수사대는 김씨가 거주하는 시흥동 주택가에 소속 형사 4명을 잠복하게 하고 미국 뉴욕에서 보내온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하며 김 씨를 체포함과 동시에 같은 시각 미국 뉴욕에서도 미국경찰과 공조하여 뉴욕에서 한인 불법 성매매 업소 소탕 작전이 펼쳐졌다. 미국 경찰이 뉴욕만 작전을 펼칠 경우 김 씨가 도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위해 동시에 공조하며 작전을 펼친 것으로 전해 졌다.

 美경찰 공조 요청 합동단속반 꾸려

   수년 동안 성매매 업소들을 추적해온 미국 경찰이 지난해 7월부터 한국경찰과 공조해 두 나라를 오가며 활동하는 국제 성매매 조직의 소탕을 준비해 왔다. 양국 경찰은 처음으로 합동단속반을 꾸렸고, 미 수사대표단이 지난해 9월 초 처음 방한해 정보를 공유하고 증거자료 분석회의를 거쳤다.
  검거 작전 실행을 위해 지난 4월11일 한국 경찰관 3명을 미국으로 파견했다. 두 나라 중 한쪽이 먼저 단속을 할 경우 정보가 새 나가 다른 쪽의 용의자들이 도주할 수 있기 때문에 한·미 동시 검거를 하는 게 작전의 핵심이었다.
  김씨는 미국에 있는 성매매 업소들을 유명 온라인 광고사이트에 성매매 여성의 얼굴 사진과 함께 게시해주고, 수수료를 받아 챙긴 성매매 온라인 광고 서버의 관리 총책으로 한국에서는 김모(38)씨를 시흥동 집에서 검거하고, 뉴욕에서는 실제 성매매 업소 10곳을 덮칠 예정이었다. 

  작전 시간은 4월13일 오후 7시.

오후 6시가 지나고 미국 경찰들과 약속한 7시가 다가오고 있었지만 김씨는 외출을 해서 돌아오지 않았다. 시흥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잠복하던 경찰관 수사팀 4명은 초긴장했다.      혹시 김씨를 붙잡지 못하면 한국 경찰은 미국과의 합동작전을 그르칠 수 있는 아찔한 상황. 또 미국 현지에서 대대적인 단속이 벌어졌다는 정보가 전해지면 한국에 있는 용의자가 달아나거나 수익금을 숨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통 저녁 때면 집에 있던 김씨가 이날은 외출을 해서 돌아오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휴대전화 위치 추적 결과 김씨는 집 근처에 있었다. 작전 시간을 늦춰야 하는 건 아닐까 고민하고 있는데 김씨가 집 쪽으로 이동했고 6시 50분 김씨가 귀가를 했다.
  7시 정각, 계획대로 김 씨의 집을 급습해 체포했다.

  같은 시각 미국 현지시간으로 새벽 2시.

한국에서 파견된 수사관 3명을 포함하여 국토안보국, 외교안전국, 국세청, 뉴욕경찰, 연방우편조사국 등 5개 기관 250여명이 대규모 합동 단속을 시작했다. 이들은 이날 미국 내 성매매 업소 10곳을 동시에 급습해 업주와 성매매 여성 등 48명을 체포했다.
  이들 대부분은 한국인이거나 한국계 미국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지난 2011년부터 최근까지 뉴욕·뉴저지 곳곳에 성매매 업소를 차리고 운영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체포된 이들 중에는 한국에서 검거한 김씨의 어머니인 함모(63)씨와 현지 광고 사이트 관리 책 2명도 있었다.
  NYPD는 당시 “뉴욕에 있는 한인 불법 성매매 업소 29곳이 은밀한 인터넷 광고를 통해 운영되는데, 이 광고들이 한국에 있는 서버로부터 송출되고 있다”고 우리 측에 정보를 건넸다고.
서울청 관계자에 의하면 "만약 한국팀이 김씨를 잡지 못했으면 미국 측에서 계속 준비했던 게 무산이 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성매매 업주들은 2011년부터 한인 여성들을 고용해 시간당 약 200달러(약 22만원)를 받고 불법 성매매를 시켜 16억원가량을 챙긴 것으로 파악했다. 성매매 여성들은 20, 30대였다.  대부분 90일 비자 면제 프로그램인 '전자여행허가제(에스타·ESTA)’로 미국을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에서 체포된 40명의 성매매 한국 여성은 송환돼 성매매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다. 성매매 여성들을 현지로 보낸 브로커에 대한 수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은 미국 측과 별개로 성매매 업주 등에 대한 자금세탁 혐의를 조사하고 범죄수익금을 환수할 예정이다.

 성매매 일당, 포르셰 몰며 호화 생활

  시흥동에서 붙잡힌 김씨는 2014년 3월부터 미국 온라인 광고 사이트에 한인 성매매 업소를 선전해 주고 수수료를 받아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가 적용됐다. 미국 시민권자인 김씨는 2014년 3월부터 최근까지 국내에 주로 머물며 미국 온라인 광고 사이트에 현지 한인 성매매 업소 29곳을 광고한 혐의를 받는다. 업소의 인터넷 사이트 도메인과 성매매 여성의 사진을 올려 성매수자를 유인했다.
  김씨는  불법으로 조성한 수익을 이용해 포르셰 스포츠카와 BMW 등 고급 외제차를 몰고 다니며 골프를 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즐겼다. 한국에 정착할 생각이었다고 한다.
  김씨는 뉴저지주 페일리 디킨슨대를 졸업한 뒤 미국 대형 투자은행 JP모건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조직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던 차에 한인 사회에서 친하게 지내던 웹디자이너 김모(42)씨의 권유를 받고 범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했다. 광고업자 주모(39)씨도 미국에서 검거됐다.  이들 모두 미국 시민권자다.
   미국에서 검거된 김씨의 어머니 함모(63·여)씨는 자신들이 광고해주는 성매매 업소를 돌며 수수료를 수금했다. 사이트마다 주당 75∼150달러(약 8만5000∼17만원)씩 월 5000달러(약 567만5000원) 정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고객 정보를 공유하며 조직적으로 영업했다.
 경찰에 의하면, “업주들이 김씨 등에게 성매매로 벌어들인 돈 상당액을 광고료로 줬다”고 밝혔다.
 범죄자는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외국 경찰과 적극적인 공조를 통해 반드시 검거해 처벌한다는 원칙을 확립하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