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이라면 상상만 해도 우리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며 인간이 살면서 어지간하면 하지 말아야 될 일이라고 우리는 믿고 있다.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어르신들의 연세에 있는 분들은 가족사에 이혼경력이 없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겨 왔을 것이다. 필자 역시 시골에서 엄격한 유교적인 전통에서 자라온 탓인지 아직도 이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관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제까지 살면서 마누라로부터 툭하면 이혼하겠다는 협박도 많이 받았지만 모두 애교쯤으로 받아들이고 한 번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혹시 마누라의 본심을 필자가 착각하고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오늘날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젊은 층과 연로한 층을 불문하고 이혼에 대한 태도가 크게 달라졌으며 이혼율 또한 크게 증가하였다. 통계에 의하면 인구 천 명 당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2010년 기준 2.3명으로 OECD국가 중에서 9위에 달하며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는 최상위 이혼율 국가에 속한다. 이혼을 하는 연령대도 2000년대 초 까지는 주로 30~40대의 젊은 층의 부부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황혼이혼율이 급격히 증가하여 전체 이혼 중 31%나 차지한다고 하니 50대 이상의 장년층 사람들에게는 남의 일 같지가 않을 것이다.

 이혼이 크게 증가하다보니 이혼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사업이 성업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렇게 기분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강남의 교대 지하철역이나 주요 교통이 번잡한 지역에서 이혼전문변호사의 광고전단지를 쉽게 볼 수 있으며 심지어는 이혼전문 플래너라는 직종 까지 생겼으니 금석지감을 느낀다. 얼마 전 변호사의 성공보수 가운데서 형사소송의 결과에 기초한 성공보수는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는데 이혼의 결과에 따른 성공보수는 어떠한지 궁금하다. 아무리 돈이 좋아도 그렇지 이혼판결의 결과에 따라 보수를 받는다면 변호사의 지나친 상인정신의 발로로서 결코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일은 아닐 것으로 필자는 생각한다.

 이혼은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인간이 살면서 또한 회피할 수 없는 것이기에 이왕이면 이혼하면서 위자료나 재산분할에 따른 세금을 가장 합법적으로 적게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될 것이다. 세무 상담을 하다보면 법을 몰라서 억울하게 억대의 세금을 내야하는 상황을 보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사례별로 금전적으로 가장 피해규모가 큰 경우가 이혼이다. 서울에 사는 A 씨는 부인과 이혼하면서 가지고 있던 두 채의 아파트 가운데 한 채를 이혼위자료로서 주면서 합의 이혼하였다. 그런데 약 일 년이 지난 후 세무서로부터 A씨에게 약 2억 원 정도의 양도소득세 고지서가 발부되었다. 세무서에서는 이혼 위자료로서 부동산을 상대방에게 소유권 이전 등기한다면 마치 위자료로서 현금 대신에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이전 한 것과 같기 때문에 아파트를 양도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적으로 양도소득세는 회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면 어떻게 과도한 양도소득세를 피할 수 있을까?  합법적인 방법이 있다. 바로 가정법원에 재산분할 청구를 하여 “재산분할 청구에 의한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한다면 양도소득세 문제는 존재하자 않는다. 재산분할 청구는 그 재산의 형성에 부부가 같이 기여했음으로 소유권을 분할하도록 할 수 있는 민법상의 권리인 것이다. 따라서 해당 부동산은 부부가 결혼 후에 취득한 재산이어야 하며 혼인 전에 일방이 소유했던 재산은 해당되지 않는다. 비록 부인이 가사노동에 전력하여 금전적으로 부동산의 취득에 직접 기여는 하지 않았지만 부인에게도 간접적인 기여도를 폭 넓게 인정하는 것이 최근 판례의 추세이다. 비록 법을 몰라서 재산 분할 청구를 하지 못했다면 이혼 후 2년 이내에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도 있다.

 이혼과 세금에 대하여 글을 쓰자니 무언지 켕기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혼은 현실이고 회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모든 미움과 회환의 감정 잊어버리고 차가운 머리로 이혼의 뒤처리 과정에서 따르는 세금문제를 미리 알고 대비하시도록 권하고 싶다.

                                                 (김정식 세무사 shickki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