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략

假想--
어느 날-마지막 남은 숨을 몰아쉴 때
그 순간 바라보는 천정(天井)은 병원이 아니었으면-

숨을 거둘 때 마지막 자리에 아내가 손을 잡아줬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고통 없는 --시간 끌지 말고 갔으면 합니다,
또--  팬티가 안 더러워졌으면 하는 생각도 합니다,

솔직히  이런生넘어의 生까지는 관심이 없지만
그래도  생각을 해봅니다--

저승에 들면-- 전생에 착한일 했다하여
예수님  이나 부처님을 만나 놀고 있을지?

아니면  누런 똥개로 다시 몸 입어 양달아래서
하품이나 길게 하고 있을지?

아니면 귀신이 되어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아이들이나 놀래줄지-놀래줄지?

다만 餘生은 無念 無息의 절대 平和였으면 해봅니다--

-이승하 님의 아내의 병동에서
  

* 누가 죽음이 슬픈 것이라고 말했을까?
죽음은 온 길로 다시 돌아가는 것일 뿐인 것을,
이렇게 말한다면 죽음이 얼마나 허무함을 모르고 말하는 것인지
안타까울 뿐이라고 할 것이 아니겠는가.
산자가 죽을 때 죽음의 고통을 알고 있다면 죽을 수 있을까?
죽음에 이르고 있는 자는
무아의 정신적 의식 안에 있기 때문에 아마도 모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내는 죽음을 알고 있는 듯해서 같이 생을 보낸 사람에게는
더욱 더 큰 슬픔과 설음을 안겨주는 것일 게다.
죽거들랑 귀천에 영귀가 되어 남은 자들에게 해롭게 하지 말고
부디 극락에 가서 영생하며 편이 쉬었으면 하는 것도 그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다만 산자가 바라는 것은
여생은 무념무식의 절대 평화가 있기를 희망하는 것일 게다.

시인 박연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