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의원 의정비 결정주기가 현행 1년에서 지방의원 선거가 있는 해인 4년마다 한번으로 바뀜에 따라, 전국적으로 각 시. 군. 구가 의정비 결정에 고심한 흔적이 짙다. 이번 결정은 행정안전부의 안에 따라 향후 4년간의 의정비로 결정되기 때문에 전국의 각 지자체는 더욱 신중한 결정을 해야 했다.
  결국, 금천구의회는 의정비 11.8% 인상을 놓고 갑론을박[甲論乙駁]이다. 의정비심의위원회의 위원들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심의위원들을 거명하며 흔들기도 한다. 위원들만 탓할 일도 아니다.
  지난 9월 17일 서울시구의회의장협의회는 올림픽파크텔에서 월례회의를 갖고, 6년 동안 동결된 25개 자치구의회 의원들의 의정비를 내년도 19.5% 인상을 추진하기로 결정했었다.
  이날 서울시구의회의장협의회는 행정안전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인 월정수당을 ±20% 범위에서 결정하는 안과 지방공무원 보수 인상률 범위 내 결정하는 안 2가지를 놓고 토론을 벌인 끝에 월정수당을 19.5% 인상하는 것으로 결정했었다.
  올 6월 지방자치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매년 의정비심의위원회를 통해 결정하던 의정비는 지방선거가 있는 해에 결정해 4년 동안 적용되고, 의정비 인상 시 지역주민의 의견 수렴을 의무화하던 것을 공무원 보수 인상률 범위 내에서 인상하는 경우 의견 수렴 절차를 생략토록 했다.
  서울시구의회의장협의회가 내년도 의정비를 25개 구의회 동일하게 19.5% 인상키로 결정함에 따라 각 자치구는 의정비심의위원회를 구성, 여론조사 등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통해 위원회에서 인상률을 결정하면 의회에서 11월 중 조례로 정하게 된다.
  이와 상반되게 칠곡군의회의 경우는 내년부터 4년간 의정비 인상 없이 올해와 같은 3,468만원으로 동결키로 결정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인상요인이 있음에도 내년도 의정비를 동결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는 다음 선거 때까지 4년간 적용된다.
  제천시의회와 괴산군의회도 지난 2009년 이후 동결한 상태여서 이번 지방의회 임기가 끝나는 2018년까지 9년간 동결된다. 이로써 제천시의회는 3420만원의 의정비를 받게 되며 괴산군의회는 3117만원에 동결됐다. 당초 공무원 보수 인상률에 맞춰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주민들이 원하지 않고 지자체의 어려운 예산을 감안해 의회는 공무원 봉급 인상률이 생각보다 미약하자 동결을 결정했다고 한다.
  인접한 광명시도 동결했고 구로구는 지방공무원 보수 인상률 범위 내 결정하는 안으로 했다. 서울시구의회의장협의회가 2가지를 놓고 토론을 벌인 끝에 월정수당을 19.5% 인상하기로 한 안을 포기하고 차선을 선택했다.

  금천구의회는 서울시구의회의장협의회가 결정한 19.5% 인상한 4,360만원을 내년부터 2018년까지 받겠다고 인상을 요구했다. 올해 현재 금천구의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은 1인당 연간 3,864만원이다. 하지만 심의위원들이 결정한 것은 내년 2015년도부터 2018년도까지 11.8%를 인상하여 4,164만원을 받게 될 예정이다. 
  이 결정을 두고 여론은 부정적이다.
  이유는 이미 금천구 재정에 ‘빨간불’이 들어온 지 오래되고 전국 모든 지자체가 ‘복지디폴트(지급불능)’ 위기를 우려하고 있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금천구의 재정자립도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천구는 당장 내년 2015년도 예산에서 무상복지 등 250여억 원이 부족해 IMF때 보다 더 어렵다고 할 정도로 재정이 악화된 상태이고 지역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고려한다면 너무 심한 폭으로 인상한다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다.
   의원 1인당 개인 인상폭을 고려한다면 작은 것이라고 하겠지만 서울시 전체를 놓고 보면 서울시 면적의 2.1%에 해당하는 작은 지자체다. 금천구민 인구 분포를 고려해 비교해 보면 더 심했다는 지적이다.
  소상공인, 재래시장, 중소기업 등과 같은 서민경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으며 청년 실업률 역시 줄지 않고 있어 국가와 지방정부가 협력해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
  지난 제6회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이 난지 얼마 되지 않아 의정비 인상을 강행한다는 것은 민심을 외면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선거 때는 ‘머슴’이라고 하면서, 정작 선거가 끝나면 ‘상전’ 노릇을 하겠다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이러한 때에 지방선거를 치른 첫 해라는 점을 이용해 일단 인상을 하고보자는 심리가 깔려 있을 수 있다. 첫 해여서 비판여론은 다음 선거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의정비 인상했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제7대 의회가 개원되고 지난  9월 15일부터 2014년도 행정사무감사 등을 통해 의원들은 금천구의 현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의정비 인상은 주민들의 불만만 가중시키게 될 것이다.

  지방의원 유급제는 지방의원들의 안정적인 의정활동을 통해 유능한 전문 지식인들의 의회진출을 활발하게 도모하고 결과적으로 지방의회의 질적 향상을 위해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그 취지와 다르게 일부 의원들은 겸직을 하고 있을 뿐더러 전문성이 강화되는 효과조차 미미한 실정이라는 분석이다.
  지금이라도 금천구 구의원들이 잇속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고, 지역 사회와 주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초심을 보여야 할 때다. 주민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의정비 인상은 불신을 부추기고 지방자치제의 본질을 훼손하는 정책으로 퇴색할 수 있다.
 
  의정비를 동결한 많은 지자체의 의원들도 의정비를 인상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방재정이 어렵고 서민들이 IMF때보다 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여 의정비를 올리지 않은 것이다. 특히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어 의회의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금천구의원들은 심의위원들이 인상한 의정비를 끝까지 고수할 수 있다. 한편으로 의원 스스로 주민들의 모범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득’보다 ‘실’이 많을 것 같은 의정비 인상보다는 지방의회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인사권 독립과 같은 근본적인 현안해결에 합심해야 할 때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