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와 자치구청장 협의회는 지난 8월 12일 오전 10시 기자설명회를 열고 “기초연금 등 정부 차원의 복지정책 시행으로 발생한 재정난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무상복지의 폐단을 목격한 만큼 대책 없는 ‘공짜 복지’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금천구 내년 예산이 더 큰 문제... 250억 원 부족
“IMF이후로 가장 어려운 시기... 선별적 복지”의견도

구청장 등 226명, “복지디폴트(Default) 현실화” 선언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교육청까지 뒤엉켜서 정면충돌

  “금천구도 복지비용 때문에 큰일입니다.”
“국가에서 책임져주지 않으면 계속할 수가 없고 또 매칭비율도 조정해 줘야합니다.”
“금천구는 기초연금이 6억 원씩 늘어나고 있어 감당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이야기는 모두 무상복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다.

   금천구의 경우, 고령화가 타구에 비해 심한 편이다. 그렇다보니 복지비 지출이 많은 편이어서 무상복지 정책에 대한 심각성이 타구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어 관련부처는 크게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방세에서 서울시에서 가지고 가는 것이 85%나 되고 구는 15%를 가지고 구정을 운영한다. 그런데 무상복지에 지출되는 매칭은 50% : 50%로 자칫 이대로 진행하다가는 구 재정이 바닥날 판이라는 것이다.
   내년 2015년도 예산편성에도 무상복지 지원문제가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몇몇 타구도 마찬가지지만 금천구도 세입재원은 적고 세출이 많으니 이걸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내년 예산 편성을 놓고 크게 우려를 나타내는 것도 이 부분이다.
  각 부서별 사무실 운영비까지 줄여 보지만 쉽지 않다. 이렇게 되면 사무실 운영이 제대로 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결국, 중앙정부가 지원해 주지 않는다면 시장, 군수, 구청장들도 “복지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재 현실적으로 무상복지를 해 본 결과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결론을 얻은 것 같다.
   최근 무상복지를 놓고 중앙정치의 여당과 야당이 논쟁까지 경쟁적으로 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2012년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경쟁적으로 도입된 각종 무상복지제도가 불과 3년도 지나지 않아 파탄날 지경이다. 정치권이 재원마련 방안을 염두에 두지 않고 무분별하게 약속한 포퓰리즘적인 보편복지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기초연금은 차후에 거론한다고 하더라도 이들의 논쟁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무상 급식이고 또 하나는 취학 전 아동 보육비 지급 사업인 무상 보육이다.
   무상 급식은 야당의 공약이었고 무상 보육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이렇다 보니 무상 급식을 중단하자니 무상 보육도 중단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둘 중에 하나만 중단하기도 어렵고 둘 다 중단하자니 여론을 의식하게 되고 결국 선별적 무상복지를 하자는 주장까지 제기되었다. 박근혜 정부는 대선공약이었던 기초연금을 재원부담 때문에 보편복지에서 선별복지로 바꿨다. 무상급식과 무상보육도 그러지 못할 이유가 없다. 한마디로 보편적 무상복지 실험은 실패했다.

# “재정 파산 초래...‘복지 디폴트’선언” 

   현재, 이 무상 급식과 무상 보육 등을 두고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여기에 교육청까지 뒤엉켜서 정면충돌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월 6일 시장, 군수, 구청장 226명이 나서 “기초연금과 무상보육 등 국가사무의 재정 부담을 지방에 전가해 지방재정의 파산을 초래하고 있다.  서울의 자치구를 시작으로 해서 많은 자치단체에서 복지디폴트(Default)가 현실화될 상황에 처해 있다.”며 “지금까지 주민안전과 도로보수 등 지역주민들에게 제공해야 할 다른 서비스를 축소해 가면서도 지방예산을 투입해 왔다. 이제 더 이상 국가를 대신한 부담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밝히고 이들은 “‘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복지 디폴트’(지급 불능)를 선언했다.
  같은 날 대전에서는 전국 시. 도교육감들이 긴급 회동하고 내년도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보육비 지원) 예산 2~3개월분을 일단 편성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교육감들이 무상급식 예산부터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반대로 야당은 정부의 누리과정 예산 지원을 거듭 촉구하고 있어 무상복지를 놓고 경쟁적으로 정쟁하는 모습이다.
  여야 정치권이 재원 확보 방안도 없이 쏟아낸 무상복지의 역습이 내년 2015년도 예산안 편성을 앞두고 전국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무상급식 예산 중단을 선언했다.
  결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대립하고 보수. 진보 진영이 상대방 무상복지 정책부터 수정하라고 주장하면서 쌍방 갈등이 빚어지는 양상이다.

# “선별적 복지로의 전환, 골든 타임”

이러한 파열음은 정치권에서 ‘하고 보자’는 ‘막가’ 식 공약이 낳은 병폐라며 전국곳곳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갈등 속에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무상급식은 사회적으로 이미 합의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금이 선별적 복지로의 전환 등을 검토할 골든타임”이라며 “정부와 지자체, 교육청, 교육단체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해 정책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며 시대착오적인 정책의 불가피한 수정을 주문하고 나섰다. 

# “금천구 기초연금 확보예산 42% 불과”

   금천구의 경우, 지난해 11월 15일 금천구청장 명의로 제출된 ‘올해 2014년도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 세출 예산안’ 보고서에서 “금천구의 재정여건은 부동산 장기침체로 인한 지방세 감소와 2013년 긴축재정 및 감추경에 따른 순세계잉여금이 대폭 감소하여 주요 시책사업추진을 위한 자체 사업비가 감소하였다”면서도 “기초연금 도입 및 무상보육 전면화 등 복지정책 확대로 인한 구비부담분의 증가 등 의무지출비용 부담 증가에 따라 각 부서별, 분야별 사업에 예산을 조정 초긴축 편성을 하였다.”고 했다.
  당시 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금천구 이대로 가면... 기초연금 도입 및 무상보육 등으로 향후 3년 내 재정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할 정도라고 했었다.
   금천구 사회복지분야 예산은 1,292억 7백만 원으로 총 예산규모의 44.8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노인분야의 복지예산은 281억 8천5백만 원이다.
   구는 “한정된 재원으로 안정되고 효율적인 분야별 사업추진을 위해 적정한 배분을 도모하였다”고 했었다.
   그런데 실상 지난 7월 1일부터 기존 기초노령연금이 폐지되고 기초연금이 시행되자 금천구 노인분야 복지예산 281억 8천5백만 원 중 기초연금에 약 40억 9천만 원이 필요한데 확보예산은 17억 3천만 원으로 42% 불과해 문제를 낳고 있다.
  심지어 시행 2개월만인 지난 9월 기초노령연금 지급을 하지 못할 수 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 나왔었다. 현재 금천구 인구 24만3,288명 중에 65세 이상 어르신은 2만6,476명(남자 11,808명, 여자 14,668명)인데 이 중 기초노령연금수급자만 1만5,655명이다. 
  
# “지방소비세율 인상” 등 요구

  이런 문제는 금천구 뿐 만아니라 서울시 전체를 보면, 금천구를 비롯하여 성동구, 중랑구도 재정이 어려워 지급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 8월 12일 오전 10시 서울시와 25개 자치구청장 협의회는 기자설명회를 열고 “기초연금 등 정부 차원의 복지정책 시행으로 발생한 재정난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에 서울시는 “예산을 지원해 급한 불을 끌 계획”이라며 “지방소비세율 인상” 등을 요구하기도 했었다. 
   서울시와 자치구에 따르면 기초연금과 관련해 25개 자치구가 하반기에 확보해야 할 예산은 1천458억 6,000만 원이다. 하지만 이중 지금까지 확보된 예산은 889억 3,000만원으로 575억 5,000만원이 모자란다. 확보율이 평균 63%에 그치고 있다. 
  기초연금 부족재원 외에도 무상보육 부족 재원 461억 원, 예방접종 부족재원 86억 원을 합치면 올 하반기에 예산 1,154억 원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시 지방세수는 2010년 기준 대비 2014년 현재에도 늘어나지 않고 오히려 4,000억 원 정도 감소된 상태다.
   이에 대해 “2010년 서울시 자치구 전체 예산규모가 7조2,000억 원대였는데 4년 만에 9조2,000억 원대로 늘어났다. 수입은 줄고 지출은 늘어난 상황이라 자치구가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지자체 장도 있었다.

# “교부금, 서울시에 요청했지만...”

   최근 자치구의 평균 재정자립도마저 30%대로 떨어졌다. 이에 대한 주요 원인을 “기초연금이라는 부담이 생기면서 국비보조금을 받게 돼 재정자립도가 더 떨어졌다."고 한다.  
  서울의 예산 부담률은 30.8%이며 이중 15.8%는 서울시가, 15.0%는 자치구가 책임져야 한다. 
  이에 반해 자치구들은 특별교부금을 서울시에 요청을 했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별교부금도 예정에 없었던 특별한 사업을 추진하거나 응급 상황에서 요청할 수 있는 자금이라는 점에서 이 돈을 복지재원으로 지출해도 될지 걱정이다.
  보조금도 사용하고 나면 다시 채워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그러나 이런 보조금마저도 부족해 불안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 문제는 여당과 야당이 선거 때 마다 경쟁적으로 내 놓은 공약 때문에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커진 만큼, 기본적으로 중앙정부에서 해결해 주지 않으면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

# “금천구, 부서 운영비로 돌려 막아”

  일단 금천구는 다른 예산을 전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천구청은 서울시에 더 많은 교부금을 요청한 상태지만 이것도 녹록지 않다. 부족한 부분은 보조금으로 우선 매워 나가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부서에서 지출 예정인 운영비를 미리 끌어다 막는 모양새다.
  기초연금은 지급하지 않을 수 없고 하여 선 지급을 하고 나중에 서울시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이같이 지급을 하고 있다. 하지만 10월 말 현재 서울시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해 걱정이 크다.
  이마저도 올해 해결되지 않으면 구청장들은 내년 복지비를 감당하지 못해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내년(2015년)도 예산 편성이 더 큰 문제다.
  ‘2015년도 예산편성’을 해보면 금천구는 250억 원이 부족한 상태다. 현재 계속 늘어나는 상태다. 구에서 1년간 가용한 전체사용 금액은 300억 원 정도인데 이 중에는 공공청사, 시설관리공단 등의 시설유지와 관리비 등이 포함되어 있어 일반 사업비가 갈수록 부족해 부족 부분에 대한 해결을 어떻게 해야 할지 우려가 크다.
  서울시와 정부의 지원이 없이는 재정파탄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는 이도 있다. 과거에는 강남구과 서초구의 잉여금이 금천구에 충당이 되기도 했지만 그것마저 중단된 상태여서 특단의 조치가 요구된다. 지난해 11월 즈음 2014년도 올해 예산을 50% 수준으로 조절했던 경험이 있어 2015년도 내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지난해의 악몽을 그대로 꾸고 있어 작년에 비해  그 이상으로 재정위기를 느끼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에 의하면, 서울시의 입장도 마찬가지로 내년도 예산편성을 도저히 할 수 없을 정도로 재정위기를 느끼고 있다고 한다. 
  
# “작년 대비, 재정위기 더 커... 큰 부담”

   일부 구민들은 “최근 독산동 등지에 3,000여 세대 아파트를 짓고 있어 세수가 늘어 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하지만 “잘 모르고 하시는 천만에 말씀”이다.
   세수에서 건물분과 토지분이 있는데 토지분의 경우, 건물을 지으면 세금이 낮아져 나대지 상태로 있을 때의 세수보다 낮아져 오히려 아파트 등 지역 개발로 인한 세수는 큰 변화가 없다. 그렇다 보니 세수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최근에 구세에 도움이 되는 토지거래 취득세까지 인하가 되면서 세수까지 줄어들어 구 재정은 더욱 어렵게 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앞으로 어떤 일이 터질지 모르는 일이다. 무상복지 등으로 인해 재정적자가 지속되면 구청직원들의 급여조차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볼멘소리가 계속 터져 나올 전망이다.
  서울시의 어느 구가 먼저 손을 들지는 몰라도 “재정악화로 모라토리움(Moratorium)을 선언하는 구가 나올 판”이라고 전망하는 이도 있다. 
 
# “구의원, 최근 세비인상 추진” 문제 지적도

  소식을 접한 구민들은 “구 재정이 이렇게 어려운 상황인데 최근 구의원들이 세비를 올리려고 위원회를 구성해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며 “의원들이 구정을 먼저 챙기고 무엇이든 하나라도 아껴야 한 시기에 자신의 호주머니를 채우려고 하는 행태를 보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무상복지 때문에 구민 모두가 걱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내년 2015부터는 지방이 부담해야 할 복지재원은 1367억 원으로 올해의 2배에 이른다. 현재 자치구의 사회복지비 부담률이 50%에 육박한 상황에서 구의 자구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구청장협의회도 복지사업비 부족분 확보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금천구청의 한 관계자는 “(금천구 재정이) IMF이후로 가장 어려운 시기가 아닌가 싶다”며 말을 아꼈다.
 
 
*모라토리움(Moratorium)과 디폴트(Default)란,
 라틴어로 지체하다는 의미인 'morari' 에서 유래된 것으로[1] '국가 단위의 대외채무에 대한 지불유예' 를 의미한다. 국가 막장 테크의 과정 중 하나. 한 마디로 말해서 '지금 돈 없어. 나중에 줄게' 또는 '배째라'.의 뜻.
  모라토리움을 선언하면 일단 채권에 대한 지불을 중지하므로 파산을 면할 수 있지만 대신 이걸 선언했다는 것만으로도 당장 돈이 없다는 말이니 당연히 대외 신용도가 왕창 추락해서 미칠 듯이 곤두박질을 쳐버린다. 당연히 국내 상황도 개판이라는 공식적인 증표이기도 하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간 것이 디폴트(Default). 모라토리움이 지불 연기라면 이쪽은 아예 '지불 포기', 즉 국가의 파산 선언이다. 모라토리움이 '아이고 형님들 나 돈 진짜 없음. 그러니까 나중에 돈 생기면 주면 안될까요?' 라면 디폴트는 '나 돈 없거든? 알아서 배째'. 한 마디로 먹튀 또는 망했어요.
  처음으로 저지른 것은 프랑스. 독일도 제1차 세계대전 후 경제난이 닥치자 한 번 선언한 적이 있다. 참고로 북한은 소련이 건재하던 시절에 이미 공산권 유일의 모라토리엄 국가로 악명이 높았으며 현재는 채무상환을 거부하는 사실상 디폴트 상태에 놓여있으나 정식으로 디폴트 선언을 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자세한 것은 북한의 국채 문서 참조.
  2010년 7월 12일 성남시가 빚을 이기지 못하고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최초로 모라토리움을 선언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