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밖으로 나가 우리의 하늘을 쳐다보자

  내가 처음 구청장에 당선되어 취임했던 2002년은 우리나라에서 월드컵(FIFA WORLD CUP)이 열렸던 해다. 올림픽과 함께 세계의 양대 이벤트라는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나라임에도 내가 구청장으로 출근하고 나서 느낀 점 중의 하나는 해외 교류나 글로벌 스탠더드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우물 안 개구리처럼 무감각하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IMF 체제의 후유증이 가시지 않아 우리나라든 금천구든 당장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기업들이 줄도산을 하는 시점에서 해외를 드나들며 교류를 증진한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내가 어려운 상황일수록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생각했던 것은 우리 금천구의 기업들을 해외에 소개하여 새로운 시장을 확보해야 가능성을 열 수 있겠다는 나름대로의 판단 때문이었다. 그나마 금천구에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도 여럿 있어서 가능성은 충분할 것 같았다.
해외시장 개척논리와 함께 구청의 행정서비스에 있어서도 선진국이나 지방자치제도의 역사가 오랜 나라들의 행정시스템을 보고 배우는 것도 타산지석이 될 수 있겠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금천이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세계를 뻗어나가 지구촌에서 세계인들과 어깨를 겨루고 경쟁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야말로 우리 금천구가 어려운 상황을 헤치고 새롭게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금천의 글로벌 네트워크

* 중국 상해시 보산구와의 자매결연

중국의 보산구는 금천구가 지난 1996년 민선1기 시절에 상호교류 협정을 체결하고 자매결연을 했던 도시다. 나는 구청장으로 취임하면서 기왕의 자매결연 도시인 보산구를 활용하여 우리 금천구의 발전을 모색해 보기로 했다.
상하이를 배경으로 하는 도시로서 현대그룹을 비롯한 국내굴지의 기업들도 진출해 있기 때문에 향후 한중 경제협력의 중심도시 역할을 수행 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 금천구는 이런 보산구와 새로운 협력의 차원에서 추가로 모범 청소년 교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금천구의 우수한 학생들에게 글로벌 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해외 연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중국은 우리 금천구의 IT기술관련 회사들이 기술교류의 협력의 창구로도 활용할 수 있다.

* 호주 버우드 카운트실과 자매결연 

구청장이 되고나서 처음으로 내손으로 자매결연을 맺은 해외의 도시는 호주의 버우드라는 곳으로 지난 2003년 9월15일 자매결연을 했다.
우리 금천구의 대표단이 버우드 시의 문화, 체육, 복지시설을 견학하면서 관계를 맺기 시작한 두 도시는 그동안 수차례의 상호 방문과 협의를 통해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07년에는 금천구 합창단과 시흥3동에 위치한 국립 전통예술학교 학생들이 함께 양국 문화교류를 위해 친선 방문했으며, 2006년에는 호주 버우드 시의 의원들이 금천구를 방문하여 약양국간의 홈스테이사업추진, 금천구 구립합창단 초청, 해외시장과 무역 관련상호 협력 등의 실질적인 성과를 올리기도 하였다.
 
* 미국 버겐 카운티와의 자매결연

호주 버우드 카운트실과 자매결연 이후 미국 뉴저지주 버겐 카운티와 결연을 맺는 큰 성과를 올리게 된다. 물론 중국이나 호주의 도시와 맺은 자매결연도 금천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며 도움을 주고 있지만, 버겐 카운티와의 결연은 금천의 미래의 성장 모델로 삼을 만한 도시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각별하다고 하겠다.
  버겐 카운티는 뉴욕 맨해튼강의 건너편에 위치한 도시로서 인구는 884,000명이다. 면적은 639㎢ 로 규모가 작은 도시이지만 맨해튼과의 접근성이 우수하고 테크니컬 스쿨 등 명문학군이 위치하여 한인들에게도 매우 인기 높은 주거지역으로 꼽힌다. 사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도시가 애당초 대한민국의 일개 구와 결연을 맺어 줄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2004년 두 도시는 자매결연 협정을 체결했다.
  수차례에 걸친 상호 교류를 통해 쌍방의 장점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다. 버겐 카운티는 우리 금천의 가산 IT산업단지와 금천패션타운을 시찰하고 나서 금천의 발전하는 기업들과 기술수준에 관심을 보였고, 우리 방문단은 버겐 카운티의 의료서비스와 주민봉사서비스센터를 방문하여 건강의료 서비스 현장과 노인 아동 장애인 복지 우수사례를 몸소 체험했다. 가정, 어린이, 여성문제에 대한 상담시스템이나 주민들이 언제든지 찾아와 개인적인 고충상담을 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자치경찰과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주민치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자치경찰 제도를 체험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 밖에도 뉴저지주의회 의원, 맥너니 버겐 카운티 시장, 카운티 의회 의원, 한인회 회원들과의 간담회도 가졌다. 이런 간담회를 통해 문화와 기술의 교류와 협력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의논하고 서로 협조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아울러 IT관련 회사들의 실질적인 교류 등 두 도시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진지한 논의와 협의의 시간도 가졌다.
 버겐 카운티와의 상호 교류와 협력을 통해 우리 금천이 얻은 성과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무엇보다도 우수학생 교환프로그램이었다. 금천의 우수한 인재들이 해마다 해외체험을 할 수 있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두 가지의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금천의 인재들이 자신의 위상을 글로벌 환경에서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아니라 실제의 체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은 자신들의 인생 설계를 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이다.
  우리 금천구가 다른 지방자치단체보다 특별히 활발한 해외교류를 하고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다만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추구하는 교류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과 동반자적인 발전을 실현해 나간다는 점에서 상대방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신뢰를 얻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