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선지자의 예언처럼 고독했던
그러한 절망이
이제는 도처에서 천방지축으로
장미처럼 요란하게 꽃피고 있는 시대
 
죽은 자의 욕망까지 흔들어 깨우면서
그 위에 내리는
시도 때도 없는 산성비
사람들은 모두 우산을 쓰고 있다.
 
비극이 되기에는
너무나 흔해빠진 우리 시대의 비

-이형기 님의 산성비 중에서

 후기산업시대로 접어들면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절망과 파국은 더욱 가파르게 질주한다.
그래서 도처에서 큰 목소리들이 장미꽃처럼 피고 지는 것이다.
이처럼 피고 지는 꽃들 때문에 아파하고 절망에 신음하는 자들이
우리 사회에서 늘어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느 것이 진실이고 거짓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알 수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세월뿐이다.
삶의 고통에 길들여진 국민들로서는 구분하기조차 힘들다.
하루아침에 문화가 해체되고 역사가 곤두박질치는 정보화시대에는
우리들의 끊임없는, 피나는 삶의 노력만이 그것들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뒤에서 밀고 앞에서 끌면서 서로 서로 다독이며 도움을 나누고
양보하면서 절망 없는 도시를 가꾸어 나가는 일도 국가를 부흥하게
하는 일이다.
비극이 되기에는 너무도 흔해빠진 우리 시대의 산성비만은
국민모두가 맞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시인 박연복 http://blog.daum.net/yen307/15849065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