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과거의 일까지 들춰내며 꾸짖지 마라

아이를 꾸짖을 때 주의해야 할 것은 지난 일들을 이것저것 다 내이르며 꾸짖는 것, 즉 여기서 말하는 교통 경찰관처럼 이미 지난 일까지 심문하듯이 꼬치꼬치 따지는 일이다.
아이를 꾸짖을 때는 되도록 ‘지금 이 자리에서’ 있었던 일로 꾸짖어야 한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해당 행위에 관한 한 꾸지람을 들으면 반성하고 ‘다음에는 그런 짓을 하지 말아야지.’ 또는 ‘주의해야지’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거기에다 과거의 잘못까지 이것저것 열거하며 꾸짖어 버리면 마음의 여유가 없어져 동요하게 되고 반발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공부를 하면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고 하자. 이때는, “공부하고 있을 때는 한눈을 팔면 안 돼.” 하고 나무라면 될 것을, “그 모양이니까 요전에도 그릇을 깬 거란 말이야.” 등으로 지금 당장과는 무관한 말을 해서 아이로부터 반발심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모든 대립하는 과거의 일을 다 끄집어내서 싸움을 한다. 몇 개월, 몇 년 전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되면 아주 사소한 것까지 그 싸움의 화제로 떠오른다. 점점 수습하기 어려워진다. 이런 꾸짖음은 피해야 한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엄마들이 이런 방법의 꾸짖음을 고수한다. 한도 끝도 없이 지나간 일들을 열거하며 꾸짖는다. 부모의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 계속 꾸짖는다.
이것은 위협이며 괴롭힘이다. 아무리 꾸짖어도 아이의 마음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데, 계속 꾸짖기 때문에 부모가 아이를 꾸짖음으로써 자신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 부모는 아이와 마음이 통하지 않는다. 당연히 이 꾸짖음을 당한 아이는 기분이 매우 나쁘고 의욕을 잃는다.
이처럼 과거를 들추며 꾸짖거나, 한 번 꾸짖은 것을 다시 들먹이거나, 앞으로 실패할 것까지 추측하여 꾸짖거나 한다면 노여움의 대상이 여기저기로 확산되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의 이러한 너절한 넋두리는 당장 문제 삼아야 할 문제까지도 흐려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효과가 없는 설교가 되고 마는 것이다.
아이를 꾸짖을 때도 이처럼 감정적으로 대하여 이것저것 늘어놓지 말고 하나로 포인트를 좁혀 꾸짖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가 화를 내면 안 된다고 말할 생각은 없다. 오히려 부모도 당연히 화를 낼 권리가 있으며, 어른이라 할지라도 그 흥분된 감정에 대해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만 화를 낼 때는 자녀에게 피해를 입힐 정도의 파괴적인 감정표현이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