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이 선 종

- 장난감 다루는 법은 약간의 힌트만 준다.

 정해진 방법으로 떠맡겨지면 아이는 그 이상 여러 가지 시험을 해보려는 의욕을 잃게 되어 결국 주어진 방법으로밖에 놀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인형을 제트기로 보고 집어던지거나 할 때는 좀 문제가 다르다. 본래의 기능을 무시한 놀이는 창의성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장난감으로 놀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은 놀이의 ‘확대’로 이어진다. 물론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법을 알아야만 흥미가 생겨나는 것이므로 부모가 약간의 힌트 정도만 주면 된다. 그런 때에도 “이렇게 해라.” 식의 명령이나 지시가 아닌 “이렇게 하면 어떨까?” 하고 아이의 의사를 물어보는 식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물어보는 형식을 취하면 아이도 거기서 하던 놀이를 잠시 멈추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부모가 신경을 써서 지도한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와는 머리 쓰는 법에 있어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 창의성에 대한 동물(쥐) 실험
어떤 심리학자가 미로의 출구에 먹이를 놓고는 생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먼저 첫 번째 그룹은 한 마리씩 쥐를 작은 수레에 태워서 먹이가 있는 곳까지 데리고 갔다. 그리고 두 번째 그룹은 쥐를 미로에다 풀어 놓고 시행착오를 겪게 하면서 먹이가 있는 곳까지 도착하도록 했다. 그러고 나서 이번에는 두 그룹을 한꺼번에 미로에 풀어놓아 보았다.
그랬더니 두 번째 그룹의 쥐는 먹이가 있는 출구까지 곧바로 찾아갔으나 첫 번째 그룹은 그렇지 못했다. 왜냐하면, 첫 번째 그룹의 쥐는 두 번째 그룹의 쥐만큼 ‘생각하는 훈련’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자기 자신의 힘으로 무엇을 발견했을 때는 창의력의 발달과 함께 그 기억이 머릿속에 오래토록 깊이 남게 되지만, 교사나 부모가 미리 준비해 둔 결론을 내려주면 그러한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 아이가 장난감을 부수면 꾸짖지 말고 그것을 고치도록 도와주라.
애써 사 준 장난감도 소중한 것은 맨 처음뿐, 불과 몇 달 안 가서 본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 되고 마는 것이 아이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의 운명이다. 특히 드라이버 등의 연장을 다룰 줄 아는 아이의 경우 나사를 풀어내 장난감을 산산조각으로 분해해 버리기가 일쑤다.
이런 때는 무조건 아이를 꾸짖기부터 할 것이 아니라, 아이가 그저 장난감을 부수기만 하는지 아니면 호기심 때문에 ‘분해’하고 있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장난감을 부수는 아이 가운데 대다수가 그 장난감 속의 생김새가 궁금해서 뜯어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일 아이가 지적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뜯어 본 것이라면 그 분해된 조각들을 그러모으며, “처음의 모습으로 다시 만들어 볼까?” 하고 그것을 아이가 조립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아이는 장난감 속에 든 장치를 알 수 있게 되어 지적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동시에 물건을 소중하게 다루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아이가 하는 행동은 반드시 뭔가의 학습과 이어져 있다. 그러므로 이런 아이들의 행위에 부모가 제재를 가해 학습의욕이 시들어지게 할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