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눈을 의식케하면 선악을 구분할 줄 모르게 된다

독일인은 아이가 옳지 못한 행동을 하면, “사람이 그런 짓을 하면 못써.” 하고 꾸짖는다고 한다. 이처럼 남의 눈을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좋은 일인가 나쁜 일인가’를 아이에게 보여 주는 것이 아이를 올바르게 가르치는 것이다.

싸움은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형제끼리 싸움이 그칠 새가 없는데 이를 어떡하면 좋겠느냐?’며 하소연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자신의 욕구를 조절할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의 욕구가 서로 부딪쳐 그것을 싸움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다가 아이가 점차 성장함에 따라, 자신이 싸우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찾게 되어 결국 그 싸움에서 졸업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아이는 싸움을 통해서 자신의 사회성을 획득해 간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아이들의 싸움에 부모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아이의 싸움에 대한 부모의 생각은 나라마다 다르다.
미국의 경우, 아이들이 서로 치고 받으며 싸우면 그저 태연하게 바라보기만 한다. 아무래도 실력사회에서 자라 온 미국인다운 처사다.
그리고 프랑스인의 경우는 아이들이 싸우는 것을 잠자코 지켜보고 있다가 한쪽에서 주먹질을 하면 어른이 개입하여 말리고 ‘말로 해결하라.’고 명령한다. 논리성을 소중히 여기는 프랑스인다운 대처 방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모두 사이좋게 지내는 것’을 이상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싸움은 본래 나쁜 것이므로 절대로 싸우면 안 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싸우기라도 하면 아무튼 싸움은 안 좋은 것이란 생각에서, “제발 좀 싸우지 마라. 날마다 이렇게 싸우기만 할 테야?” 하고 비난하곤 한다. 이런 방법으로는 아이들 간의 문제가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을 짓누르는 꼴이 된다.
요즘 아이들은 옛날 아이들과는 달라서 유년기 때의 사회적 훈련이 모자라는 경향이 있다. 옛날에는 한 동네에서 어울리는 아이들의 나이가 서로 달라서 아이들 나름으로 자기들 세계의 질서나 터부를 선배들로부터 배웠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유치원이나 학교라는 같은 또래의 집단에서 다른 아이들과 부딪치기 때문에 자주 격렬한 싸움이 벌어지는 수가 있다.
이는 미리 훈련이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어려운 문제가 닥쳤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그런 경우에도 덮어 놓고 아이들로부터 싸움을 빼앗아 버릴 것은 아니다.
부모가 개입해야 할 때는 정말로 위험하게 싸우고 있을 때나 싸움이 끝났을 때다. 이때, 그 싸운 이유를 따져서 그들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의 실마리를 찾아 주는 정도면 된다. 싸움을 하고 난 뒤에는 아이들도 그들 나름으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므로 이때야 말로 부모의 지도가 필요한 것이다. 싸움은 아이에게 있어서 자신의 사회성을 길러 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