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한 일간지의 ‘독자란’에서 읽은 이야기다.
어느 날 한 엄마가 초등학교 1학년짜리 아들과 함께 외출을 했다. 길을 건너야 하는데 횡단보도가 저만치 멀리 떨어져 있다. 그래서 마침 차도 지나가지 않고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어서 ‘바로 이때다’ 싶어 횡단보도가 아닌 데서 아이의 손을 잡아끌며 차도를 건너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엄마, 아무도 없다고 해서 횡단보도가 아닌 데를 건너가면 어떡해!”
아이의 엄마는 이 말을 듣고 섬뜩했다는 이야기다.
이런 때, “괜찮아. 어서 따라오기나 해.” 하고 아이의 손을 잡아끄는 엄마도 보기 드문 일은 아니다. 이러한 행동은 결국, ‘때로는 위반하는 편이 이익이야.’ 하고 암시적으로 아이를 가르치는 것이 된다.
‘남이 보고 있지 않으면 무슨 짓을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부모들이 곧잘, “그런 짓을 하면 남들이 웃을 거야.” 하고 아이를 나무라곤 하는데, 이는 ‘남이 안 보고 있으면 무슨 짓을 해도 괜찮다’는 말이 된다.
이처럼 남의 눈을 의식해서 아이를 길들이는 방법은 결코 권할 만한 것이 못 된다. 흔히 엄마가 자기 아이를 꾸짖을 때, “그런 짓을 하면 저 아저씨한테 혼이 날 거야.” 하는 식의 말을 자주 하곤 하는데, 이는 아이의 교육을 위해 바람직한 것이 못 된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 자체를 바로잡으려고 꾸짖는 것이 아니라 다른 아저씨한테 야단맞을 것이 두려워서 그런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도무지 옳지 않은 교육 방법인 것이다. 이런 방법의 교육을 반복하다 보면 아이는 언제나 주위 사람의 눈을 의식하며 선악의 기준도 확실하게 갖지 못하는 아이로 자라고 말 것이다.
독일인은 아이가 옳지 못한 행동을 하면, “사람이 그런 짓을 하면 못써.” 하고 꾸짖는다고 한다. 이처럼 남의 눈을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좋은 일인가 나쁜 일인가’를 아이에게 보여 주는 것이 아이를 올바르게 가르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