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동 789번지 일원의 남서울한양아파트를 재건축해 현재 공사가 거의 완료돼 입주를 앞두고 있던 조합원들이 “거리 나앉을 판”이라며 격앙된 모습으로 조합사무실이 찾아와 항의를 하며 연일 삼삼오오 모여 앞으로 다가올 피해를 걱정하고 있다.
오는 10월 1일로 예정된 남서울한양아파트재건축주택조합(조합장 배길해, 이하 조합)의 입주가 무기한 연기돼 1764가구에 달하는 대단지 입주 예정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입주자 사전점검을 한 결과 300여세대가 10월 중으로 입주할 예정이었으나 2일 입주자 사전점검이 시작되던 날 과거 조합원이던 이모씨 등 10여명이 조합을 상대로 낸 ‘관리처분계획 무효확인 청구 소송’에서 서울행정법원(재판장 심준보)이 조합 패소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재건축조합결의 및 사업시행동동의서’에는 ‘건물의 철거 및 신건물의 건축에 소요되는 비용의 계산액과 그 분담에 관한 사항 등’에 관하여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고 전체 토지소유자 1,510명 중 3명이 빠진 1,507명만 동의를 받고 구청장으로부터 사업시행계획변경인가(2006. 5. 17.)를 받았으며, 시공자 선정 제1, 2차 결의가 무효로 확정돼 2009. 5. 24 임시총회결의를 통하여 비로소 적법하게 시공자가 선정 된 것으로 보아야 할 텐데 토지 등 소유자들에 대한 분양통지 및 분양공고는 2005. 5. 22.에 이루어져 결국 시공자를 선정하거나 계약도 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점 등을 들어 이씨 등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적법한 시공사 선정 및 공사도급계약 체결 이전에 분양통지 및 분양공고를 하고 이를 기초로 분양신청을 받아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한 것은 위법하고,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무효”라는 판결했다.  특히 재판부는 “2009. 5.24 조합원 임시총회의 추인 결의로 치유되었다고 주장하나 하자있는 행정행위의 하자의 치유는 법치주의 관점에서 볼 때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법원은 관리처분계획 무효 확인 사건의 확정 판결시까지 사업을 정지토록 하는 ‘집행정지’ 요구도 받아들였다. 집행정지는 민사소송에서의 가처분 신청과 유사하다. 관리처분 무효 확인소송이 종결될 때까지는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다. 이로 인해 입주 또한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즉각 조합은 항소했다.
최근 조합은 “10월 입주가 불가능하게 되었다.”며 긴급 공지를 했고 입주를 기다리던 조합원들은 입주가 연기되면서 많은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입주를 위해 기존의 전세 계약을 마치고 이사를 오려고 준비했지만 물거품이 되었다. 당장 갈 곳이 없어진 것이다.
한 조합원은 “시흥대로에 이삿짐을 내리고 살아야할 판”이라고 했다. 이들은 임시 거처를 마련할 수 없어 “앞이 깜깜하다.”고 했다.
박모 조합원은 “10월 입주가 안 되면 손해배상청구를 당해야 하는 상황이다.”며 “이사 날짜를 정하고 계약을 했는데... 현재 계약금을 두 배 물어내야 할 판”이라고 했다. 그는 “진짜 피를 토하고 죽고 싶은 맘 뿐”이라며 “가입주라도 하게 해 달라.”고 했다.
 민원이 집중되기는 행정당국인 금천구청도 마찬가지.
차성수 구청장은 “10월 1일 정상적인 입주가 불가능하고 조합원의 피해가 우려되어 해결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였으나 법원의 ‘집행정지’ 판결을 무시하고 한 준공인가(준공전사용허가)등 행정행위는 효력이 없다는 법률 전문가의 의견으로 입주와 관련된 행정행위를 할 수 없게 됨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가사용 승인을 통해서라도 입주를 유도하려 했지만, 법률 자문을 구해본 결과 불가능하다는 내용이다.
배길해 조합장은 “지난 9월 2일자로 조합과 비 조합원간 “관리처분계획무효확인 청구 소”에서 조합이 패소해 「관리처분계획 무효 확인 사건의 확정 판결 시까지 정지한다」라는 ‘집행정지’가 서울행정법원에서 받아들여 현 상황에서는 조합과 소송당사자간의 원만한 합의가 최선”이라며 “제3자를 통해 소송 관계자와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입주조합원은 물론, 시공사의 피해도 배제할 수 없다. 사실상 입주가 중단되면서 당장 이달에 계획했던 284가구의 일반분양을 무기한 연기해야 할 상황이다. 또 이러한 사업 지연은 조합원들의 금전적 피해로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 조합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입주를 기대하고 있다. 
11월에 대입 수험생을 둔 한 조합원은 “부동산에 가 봐도 방을 구할 수 가 없다. 온 몸에 힘이 빠지고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진홍 기자.  양정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