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뉴스 진홍기자] 인적 드문 곳을 택한 범인... 누구에게나 위험하다.

  대낮 서울 관악구의 공원 둘레길에서 여성을 성폭행해 숨지게 한 피의자 최모(30)씨가 금천구 독산동에 거주하는 자이며 범행전 1시간이상을 독산동을 돌아다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식을 접합 구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해당 공원 근처는 인적이 드물어 경찰도 ‘우범지역’으로 지정해 2~3시간에 한 번씩 순찰하던 곳이다. 하지만 동네 앞에 나온 듯한 최 씨의 모습에 경찰도 그를 수상하게 여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씨의 범행 전 CC(폐쇄회로)TV모습이 공개됐다. 최씨는 집 앞 마트에 가듯 반바지에 슬리퍼 등 가벼운 차림이었다. 그는 느릿느릿 걸으며 옷을 툭툭 털기도 했다. 영상을 보면 최씨의 범행 도구로 알려진 너클이나 흉기 등은 영상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최씨는 8월 18일 9시 55분쯤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독산동 집을 나와 약 한 시간 뒤인 11시 1분쯤 신림동의 공원 둘레길 입구에 도착했다. 

  집을 나온 뒤 독산동 일대를 배회했고 오전 11시쯤 서울 신림동 공원 둘레길 인근에 도착했다.

  이후에는 1시간 가까이 불특정 여성 등산객을 기다리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고 오전 11시 44분 모르는 여성을 성폭행하고 때리는 등 끔찍한 범행을 저질다. 둘레길 입구에서 범행 장소까지는 걸어서 약 20분 거리다.

  경찰은 11시 44분쯤 "살려달라는 비명을 들었다"는 신고받고 출동했고 낮 12시10분쯤 범행 현장에는 30대 피해자가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었고 경찰은 최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최씨와 피해자는 일면식도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는 직업 없이 부모와 함께 사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최 씨를 상대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는데 계획범죄 정황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경찰이 현장에서 확보한 금속 재질의 둔기와 관련해서도 최 씨는 피해자를 폭행하는 데 썼다고 인정했다. 

  폭행 도구로 쓰인 건, 손가락에 끼는 금속 재질의 둔기인 '너클'이었다.

  최 씨는 "너클을 양손에 낀 채 피해자를 때렸다"며 "성폭행 목적으로 지난 4월에 샀다"고 진술했다.

  범행 도구 등을 미리 물색하고 준비한 계획범으로 조사하고 있다.

  최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면서 ‘성폭행 미수에 그쳤다고 주장하는 것이 맞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신림동·분당 흉기난동 사건에 영향을 받았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엔 "죄송하다. 빠른 쾌유를 빌겠다"고 답했다.

  최 씨는 우울증 등의 진단을 받았지만, 치료는 하지 않았다고 가족들이 전했다.

  법원은 "도망할 염려가 있고, 범죄의 중대성을 고려했다"며 19일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피해자는 영장이 발부되기 전 끝내 사망했다. 

  경찰은 최씨의 병원 진료 내역과 휴대전화 등의 검색 기록 등을 확인해, 범행 경위를 파악하고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최 씨는 범행 당시 음주 상태가 아니었으며 경찰의 마약 간이 시약 검사 결과에서도 음성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에게 '성폭력 상해죄'에서 '성폭력 살인죄'로 변경 적용했다. 

  일각에선 최근 ‘묻지마 흉기 난동’으로 경찰이 특별치안 기간을 선포하고 신림역과 같은 다중밀집 지역 중심으로 경력이 배치된 상황에서 최 씨가 인적이 드문 우범지역에서 태연히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