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선거권 5년간 상실.. 회복 100일 맞은 최규엽 소장을 만나 근황을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지난 5년간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오늘로 피선거권 회복 100일을 맞았다. 감회가 어떤지?
 
“우선 기쁩니다. 하지만 지난 5년이... 재판기간까지 합하면 7년여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특히 금천 주민들을 제대로 모시지 못한 점, 주민 여러분들과 함께 좀 더 많은 활동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많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저는 2004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에 최다득표로 당선 된 것 빼고는 선거로 뽑는 당직이나 공직에 출마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에 대해 오해를 하시고 계신 분도 계시겠지만, 이런 상황이다 보니 우리 주민들께 명함하나 돌리지도 못했고, 지역 활동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반드시 금천구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고 권토중래(捲土重來)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살아왔습니다.” *권토중래(捲土重來): 한 번 실패한 사람이 그 실패에 굴하지 않고 다시 분기하여 시도한다.'는 뜻 <제오강정(題烏江亭)>.

- 왜 피선거권을 상실하게 되었나 ?

“당시 민주당 국회의원 후보였던 이OO씨의 선거운동원이 금품 관계로 선관위에 고발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이씨 선거대책본부장의 사무장도 책임이 있는 일로서 만약 사무장이 처벌을 받게 되면 이 후보의 당선이 무효가 될 수도 있다는 주장 등을 케이블 TV 연설 등에서 말하게 된 것입니다. 이 장면을 본 이씨 측 사람으로 추정되는 분들이 선거법위반으로 저를 고소하게 되었고 이 결과로 저는 1심에서는 무죄를 받았으나 결국 항소심에서 유죄가 확정되어 피선거권을 잃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희 측, 민주노동당 선대본부장이 금천선거관리위원회에 확인한 결과를 후보인 나에게 알려주어 그대로 말을 했을 뿐인데, 당시 통화내역이 확보되지 않아 항소심에서 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여간 금천지역 국회의원 선거에서 세 번이나 낙선한 사람을 당선된 이씨 측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냐는 원망과 아쉬움도 들었지만, 제가 좀 더 철저하고 신중하지 못했던 점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 지난 5년 여 동안 어떤 활동을 해 왔나. 

 “2006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을 마친 후에 제2기 ‘집권전략위원장’ ( 제1기 위원장은 김혜경 전  당 대표)을 2년여 동안 수행했고, 2008년부터는 연구위원 12명과 함께 당 부설 정책연구소인 ‘새세상연구소’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한경비지니스에서 매 연말마다 학계와 전문가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서 우리나라 100대 우수 싱크탱크를 발표하는데 작년의 경우 우리 연구소가 여기에 진입했고, 사회정치 분야에서는 17위를 기록함으로서 죄송하지만 민주당의 정책연구원을 훨씬 앞지르기도 했습니다.
  ‘공부하다가 죽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저 자신부터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진보가 도덕성은 탁월한데 실력은 보수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주장을 극복하기 위함이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밝혀냈고, 진보진영의 대안담론으로 ‘21세기 진보적 민주주의’를 우리 연구원들과 함께 책 두권으로 완성시켜 낸  것이 가장 큰 보람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공부를 하다보니 '한신대학교 국제관계학과 외래교수'로 대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한지 2년 6개월이 되고 있고, 인터넷 라디오의 효시이고 음악정치 방송인 ‘라디오 21’에서 매주 금요일 20시-23시까지 2년 가까이 진행자를 맡고 있습니다. 구민 여러분께서도 노래를 신청하시면 바로 들려 드리겠습니다. 저에게는 요즈음 대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며 청취자들과 행동하는 양심을 실천해 나가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지역 활동을 재개했다고 들었다. 금천지역 현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아직도 금천주민은 서울시민으로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총체적인 혁신이 필요합니다.
재건축에 대한 상처와 분쟁이 아직도 상존하고 있습니다. 시흥 4거리 등 시흥대로는 여전히 70년대 풍경입니다. 관악산 줄기에 포근히 안겨있는 우리 동네들은 특성에 맞는 중장기 발전 전망이 부재한 채 그대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고생해서 군부대를 옮겼는데 시공사조차 선정하지 못하고 있고 장기화 될 전망입니다. 무조건 강남을 따라가려는 것도, 정체 속에 안주하려는 것도 다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지역의 어른들과 주민 그리고 전문가들의 고견을 잘 받들어서 총체적인 대안을 세워볼 계획입니다.
 요즈음 저는 시흥4동 흥일 초등학교 바로 옆, 주택가 한 복판에 30여년 가까이 기동부대가 주둔해 오고 있는데, 바로 이 기동부대를 이전시키고 여기에 중학교를 유치하는 운동을 주민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성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5. 앞으로 계획은 ?

“제가 금천구에서 민주노동당으로 국회의원을 세 번 출마해서 낙선했습니다. 솔직히 당선되기 위해서 출마 했다기보다는 당을 알리기 위해서 내 몸 던질 각오로 나왔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에 봉급생활자와 대다수 서민 자영업자와 중소사업자들을 진정으로 대변하는 정당은 민주노동당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민주노동당은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민주 진보진영 전체와 크게 하나가 되어 새로운 당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또한 내년 정권교체를 위해서 민주당과도 당 통합은 힘들지만 후보 단일화는 반드시 성사시켜 낼 것입니다.
 금천을 발전시키고 보편적 복지를 완성하며 우리 민족을 통일시키는 일이라면 어느 일도 마다않고 내 몸을 던질 각오입니다. 끝으로 금천구민 여러분에게 사랑과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당선자 측 사람으로 추정되는 이가... 지난 5년간 원망과 아쉬움도 들었다”는 최규엽  민노당 부설 새세상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