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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6. 5. 10. 당시 서울 YMCA 강당 집회 장면 당국은 이 날 집회를 방해하고 감시했다. 행사는 수도권(서울) 영남권(부산) 호남권(광주)과 강원권(춘천)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열렸다. 선언 서명 교사는 강원 22명, 광주 전남 89명, 서울 경기 361명, 모두 546명(초등 20명)이었다. 영남권은 박수로 채택했다. (자료= 한국YMCA중등교육자협의회) |
1. 현직교사는 물론 퇴직교사도 함께 가입하여 활동하는 국내 유일의 교사노조인 평생교사노동조합(위원장 이장원, 교사노동조합연맹 소속, 이하 평생교사노조)은 ‘1986년 5월 10일 교사들의 교육민주화선언’ 37주년을 맞이하여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1) 평생교사노조는 1986년 5월 10일의 교육민주화선언이 당시 청년 교사(20대 – 30대 주축)들이 혹독한 5공화국 군사독재 정권하에서 희생을 각오하고 ‘사회민주화와 교육민주화를 위한 집단적 발언과 행동을 한 용기있는 쾌거‘라고 높이 평가한다.
2) 당시 교육민주화선언 참가자들은 80년대 이후 굳건하게 단결하여 교육민주화운동과 교사노조운동을 시작하고 발전시켰다.
3) 평생교사노조는 교육민주화선언 정신을 계승하여 아직도 온전히 이루지 못한 교육민주화를 위해 더욱 매진할 것이다.
2. 1986년 5월 10일, 서울 YMCA중등교사협의회의 교육민주화선언(이하 교육민주화 선언)을 필두로 전국 각지에서 부산·광주·춘천 YMCA중등교사협의회 소속 회원들이 지역별로 교육민주화선언을 실명으로 발표하였다.(전국 누계 : 중등교사 546명, 초등교사 20명)
교사들은 당시 법률상 교사노조나 교사 자치조직을 만들 수 없었으므로, 뜻있는 청년교사들이 YMCA중등교사협의회를 만들어서 활동하였다.
“학생들과 함께 진실을 추구해야 하는 우리 교사들은 오늘의 참담한 교육현실을 지켜보며 가슴 뜯었다. 영원한 민족사 앞에 그 책임의 일단을 회피할 수 없음을 통감하게 된 우리는 더 이상 강요된 침묵에 머무를 수 없다”는 결심에 이르렀다.
우리 교사들을 믿고 따르는 학생들의 올곧은 시선은 도도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방관자로 남아 있는 우리를 더없이 부끄럽게 만든다. 이제 우리는 맹랑한 꼭두각시의 허무한 몸짓을 그만 그쳐야 한다.
우리 앞의 저 대상화된 학생들이야말로 이 민족의 미래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기성세대의 탐욕과 허위, 좌절과 패배주의가 저들을 병들게 하고 있음을 주목하자. 이 같은 부정적인 현상은 특정세력의 허욕과 독선에 바탕한 비민주적 사회와 이에 종속되어 학생들에게 비판적 안목과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주지 못하는 비민주적 교육에서 비롯됨을 직시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요원의 불길로 타오르는 민주화의 열기는 역사의 필연이며 각 부문의 민주화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교사들이 주체적으로 이루어야 할 교육부문의 민주화는 사회 전체의 민주화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교육의 민주화는 사회의 민주화의 토대이며 완성이기 때문이다.
- 교육민주화선언 중, 김민곤 서울 YMCA중등교사협의회 총무 기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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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언으로 탄압 받은 교사들 (한국 YMCA 중등교육자협의회 전국회장 윤영규(尹永奎) 등 전남지역 교사 3명을 도서 벽지로 전보발령 조치했다. 이에 항의하는 위 교사들을 구속했다. 86년 5월부터 87년 4월까지 11명 구속, 6명 타도 전출, 26명 해임, 9명 정직 등, 교육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150여 명을 처벌했다. 이러한 당국의 탄압에 항의, 재야단체의 교육민주화운동 지지선언이 잇따르고, 야당·종교계·재야단체가 연합한 <민주교육탄압저지 공동대책위원회>가 구성되는 가운데 교육민주화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자료= 한국YMCA중등교육자협의회) |
3. 돌이켜 보면, 교육민주화선언을 발표한 1986년 정치 사회상황은 전두환 5공 독재 시절로서 1980년 5․18 광주민중항쟁을 무력 진압하고 무한 폭력으로 우리 사회를 지배하였던 공포와 암흑의 시절이었다. 집회 및 시위의 시민적 권리는 억압되었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근로기준법 준수, 노조설립 자유) 요구는 철저히 탄압받았다. 언론사는 통폐합되어 독재정권의 입맛에 맞는 기사와 방송만이 있었고 양심적 언론인과 지식인들도 숨죽이고 살아야 하는 시절이었다.
그런데 1985년부터 재야와 야당이 추진한 ‘직선제 개헌’ 국민적 운동이 불처럼 일어나기 시작하였고, 각계 시민단체 및 사회단체들도 ‘사회민주화’를 요구하는 성명을 연달아 발표하였다. “교사들도 각계의 사회민주화선언 발표 행렬에 동참하여야 하지 않는가?”하는 깊은 고민을 하였고, 이 고민들이 이심전심으로 전국에서 터져나와 마침내 전국적인 교육민주화 선언으로 분출하게 된 것이다.
4. 1986년 당시 학교현장도 군사독재의 폐해를 피해나갈 수가 없었다,
교사노조 건설은 꿈도 못 꾸고, 군대식으로 이야기하면 교육부장관(당시 문교부)은 사단장, 교육청은 연대장, 교장은 대대장, 교감은 중대장, 부장은 소대장격이고, 평교사는 일반병으로서 완벽하게 상명하복해야 하는 존재이었다. 실례로, 교장이 “전 교사는 양복을 입어야 하고, 여교사는 바지를 입지 말고 치마를 입어야 한다”고 지시하면, 그렇게 하여야 했다.
또한 교장은 급료와는 별도로 정보비 수당(교사를 감시하고 관할 경찰서 정보과에 한 달에 한번 교사동향 보고를 하여 받는 수당)을 지급받았다. 이 정보에 따라 경찰서 정보과는 민주의식이 있는 이른바 ‘문제교사’를 철저히 감시하였다. 교장은 경찰서 정보과 뿐만이 아니라 교육청에도 이중 보고하여서 ‘문제교사’들은 교육청에 의해 강제로 전출되었다.(강원도와 충청도가 특히 심하여 의기있는 교사는 도에서 제일 험지인 산골로 전출)
무엇보다도 더 심각한 것은 바로 학생교육에 필수적인 교육내용(교과서)이었다. 교사가 양심상 도저히 가르칠 수 없는 사회교과서에 실린 ‘5공독재 미화’, 국어교과서에 실린 ‘친일파 문학’은 교사를 절망하게 하였고 고민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교육민주화선언의 첫 구절이 “학생들과 함께 진실을 추구해야 하는 우리 교사들은 오늘의 참담한 교육현실을 지켜보며 가슴 뜯었다. 영원한 민족사 앞에 그 책임의 일단을 회피할 수 없음을 통감하게 된 우리는 더 이상 강요된 침묵에 머무를 수 없다”일 수밖에 없었다.
5. 교육민주화선언에서 요구한 주요 내용
□ 헌법에 명시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교육은 정치에 엄정한 중립을 지켜 파당적 이해에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
□ 교사의 교육권과 제반 시민적 권리는 침해되어서는 안 되며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권도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
□ 교육행정의 비민주성, 관료성이 배제되고 교육의 자율성이 확립되기 위해 교육자치제는 조속히 실현되어야 한다.
□ 자주적인 교원단체의 설립과 활동의 자유는 전면 보장되어야 하며 이에 대한 당국의 부당한 간섭과 탄압은 배제되어야 한다.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저해하는 온갖 비교육적 잡무는 제거되어야 하며, 교육의 파행성을 심화시키는 강요된 보충수업과 비인간화를 조장하는 심야 학습은 즉각 철폐되어야 한다.
위 주장은 지금은 당연할지 모르지만, 당시 교육민주화선언 참가자들은 학교현장에서 교장에게 요주의 인물이 되었고, 교장이 경찰서 정보과에 보고하고, 무서운 국가안전기훡부 요원과 면담하여야 하고 협박을 당하여야 했다. 또한 교육청은 서울 노웅희교사(선린상고)를 백령중(경기 백령도)로 발령을 내고, 서울 김민곤 교사(서울사대부고)를 충북 제천 단산고로 발령을 내는 등 경악할 일을 저질렀다. 또한 교육민주화선언 이후 참가자 150여명의 교사들이 구속, 파면, 해임, 정직 등의 징계를 받았다고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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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날 우리 사회에 요원의 불길로 타오르는 민주화의 열기는 역사의 필연이며 각 부문의 민주화는 누구도 말을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교사들이 주체적으로 이루어야 할 교육 부문의 민주화는 사회 전체의 민주화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교육의 민주화는 사회의 민주화의 토대이며 완성이기 때문이다. (자료=한국YMCA중등교육자협의회) |
[첨부1 교육민주화선언 전문]
학생들과 함께 진실을 추구해야 하는 우리 교사들은 오늘의 참담한 교육현실을 지켜보며 가슴 뜯었다. 영원한 민족사 앞에 그 책임의 일단을 회피할 수 없음을 통감하게 된 우리는 더 이상 강요된 침묵에 머무를 수 없다는 결심에 이르렀다. 우리 교사들을 믿고 따르는 학생들의 올곧은 시선은 도도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방관자로 남아 있는 우리를 더없이 부끄럽게 만든다. 이제 우리는 맹랑한 꼭두각시의 허무한 몸짓을 그만 그쳐야 한다.
우리 앞의 저 대상화된 학생들이야말로 이 민족의 미래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기성세대의 탐욕과 허위, 좌절과 패배주의가 저들을 병들게 하고 있음을 주목하자. 이 같은 부정적인 현상은 특정세력의 허욕과 독선에 바탕한 비민주적 사회와 이에 종속되어 학생들에게 비판적 안목과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주지 못하는 비민주적 교육에서 비롯됨을 직시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요원의 불길로 타오르는 민주화의 열기는 역사의 필연이며 각 부문의 민주화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교사들이 주체적으로 이루어야 할 교육부문의 민주화는 사회 전체의 민주화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교육의 민주화는 사회의 민주화의 토대이며 완성이기 때문이다.
돌이켜보건대 해방 이후 우리의 교육은 전 민족의 노예화를 획책하던 일제 군국주의 교육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채 시류에 따라 부침한 정치권력의 편의대로 길들여진 충직한 시녀로 전락하였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누더기 같은 헌법 속에 그나마 사문화된 채 보장받지 못했고 식민지 하에서 구조화된 교육행정의 관료성과 비민주성은 온존되어 왔다.
그 결과 민족운동의 중요한 몫을 담당하였던 교사들은 국민의 교사가 아니라 극도로 통제된 관료기구의 말단으로 떨어졌고 교직은 성직이란 미명아래 점수매김과 서열짓기에 급급한 사이비 교육의 굴레 속에서 무조건적 희생을 강요당했다. 참다운 교육을 위한 교사의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노력과 자율성은 배척되고 있다.
힘써 진리를 탐구하고 심신이 건전한, 인간미 넘치는 공동체의 성원으로 자라야 할 학생들, 이들은 열악한 교육환경 속에서 비정한 점수경쟁과 물질만능적 상업주의 문화의 홍수에 시달리며 고통스럽게 방황하고 있다. 비민주적 교육현장은 일방적으로 선정된 경색된 가치만을 학생들에게 주입할 뿐 민주시민의 자질을 함양할 기회를 제공하지 못한다.
모순에 찬 사회구조와 국민의 요구를 올바르게 충족시킬 수 없는 교육제도로 말미암아 갈피잡지 못하고 있는 학부모들, 이들은 문제의 본질을 파악할 여유도 없이 당면한 과열경쟁 속에 자신과 사랑하는 자녀의 인간다운 삶을 저당 잡혔다.
산적한 교육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당국의 행정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인가. 그것이 전혀 가능하지 않음은 이미 증명되지 않았는가. 조령모개가 한국교육정책의 대명사로 된 지 오래이다.
교육의 주체인 교사·학생 ·학부모가 소외된 상태에서 추진되는 이른바 교육개혁이란 기술적이고 지엽적인 절차상의 손질일 뿐, 진정한 의미의 개혁이라 할 수 없다. 그것은 국민에게 또 하나의 환상을 심어줄 뿐이다. 교육개혁은 교육, 인간 및 사회를 보는 관점의 개혁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교사, 학생, 학부모를 교육주체의 자리에 확고하게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이 바로 교육민주화의 첫걸음이다. 진정한 교육개혁은 교육의 민주화에 다름 아닌 것이다.
교육민주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 교사들의 역할에 일대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이제까지의 무기력한 말단관료, 역사 속의 방관자의 위치를 탈피, 새로운 교사로서 참삶을 살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교육의 주체로서 국민의 교육적 요구를 올바르게 실천할 막중한 책임을 느끼며 교육의 민주화는 민주사회의 이념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바탕이라는 자각에서 새로운 교육건설의 역사적 과제를 짊어지고 모든 장애와 고난을 이기며 민주교육을 실천해나갈 것을 오늘 엄숙히 선언한다.
이에 우리는 교육의 민주화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천명하는 바이다.
1. 헌법에 명시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교육은 정치에 엄정한 중립을 지켜 파당적 이해에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
1. 교사의 교육권과 제반 시민적 권리는 침해되어서 안되며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권도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
1. 교육행정의 비민주성, 관료성이 배제되고 교육의 자율성이 확립되기 위해 교육자치제는 조속히 실현되어야 한다.
1. 자주적인 교원단체의 설립과 활동의 자유는 전면 보장되어야 하며, 이에 대한 당국의 부당한 간섭과 탄압은 배제되어야 한다.
1. 정상적 교육활동을 저해하는 온갖 비교육적 잡무는 제거되어야 하며, 교육의 파행성을 심화시키는 강요된 보충수업과 비인간화를 조장하는 심야학습은 철폐되어야 한다.
1986. 5. 10. 한국YMCA중등교육자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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