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자’는 사회적 의미를 담은 작품이 서울 금천구청앞 M타워에서 꽃과 건강한 발(足)이 만나 시민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동서고금을 통해 ‘나비’는 행복, 아름다움, 장생 등을 의미하는 복(福)의 상징이었다.

  우리 민화에 ‘풍요로움’을 상징하고 부(富)를 부른다고 했고, 중국에서도 장수는 물론, 결혼과 다산, 풍요를 의미하는 것으로 통했다. 

  ‘나비작가’로 불리는 김홍년 작가의 [AURELIAN 2018- Heath Fritillary IV]작품이 서울특별시 건축물 미술품(건축장식품) 심의를 통과하고 서울  금천구청앞 M타워 공개공지에 최근 설치되었다.    

  이 작품의 설치 프로젝트에 초대받은 김홍년 작가의 작품은 대형 스테인리스 스틸 작품으로 3.8 x 3.8x 4.3(h)m 규모다. 

  이 작품은 사람의 발에 나비의 날개가 달려 설치되어있는 구조로 김 작가의 ‘신체의 정원’ 시리즈 중의 한 작품이다. 

  발은 시작의 동적의미를 부여하고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진화를 상징하기도 한다. 단순한 시간의 변화뿐 아니라 삶의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과 희망, 가치 등을 보여준다. 크게는 지구의 탄생과 삶의 시작, 젊음의 샘 등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여기에 꽃들로 가득채운 나비 날개 형상의 어울림은 복된 의미를 담고 있다. 

  동적인 건강한 인간의 발과 아름다운 나비 날개의 ‘시각적 유희와 즐거움’을 통해 ‘마음의 날개’로 “높이 날아보자”는 ‘희망’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인간의 생명과 힘을 상징한 발이 나비형상의 날개와 함께 곧 하늘을 나를 듯이 약간 들어 올린 모양이다. 

  작품주변 자연과 하늘이 어울려 감상자들에게 자신들의 화려한 날개를 펼쳐 꿈을 이루자는 실현을 기원하는 동시에 ‘날아보자’는 의미를 갖는다.  

  시민들은 공개공지를 가득 채운 김 작가의 대형 작품앞에서 연신 카메라를 눌러대거나 김 작가의 작품이 만남의 장소로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어 보는 이들에게 상징적인 스트리트형 조형물의 역할을 하고 있다. 

  김홍년 작가가 나비 작품을 시작한 것은 20년 전부터다. 미국에서 나비작업으로 알려진 김 작가가 2016년 2월 서울 한강세빛섬의 가빛섬, 채빛섬, 솔빛섬의 3개섬 중심에 설치작가로 선정되어 24m x 21m x 15.2m(h)사이즈의 대형작품을 선보였고 솔빛섬 300여평(991.7m²)의 전시공간에서는 빛, 나비와 꽃, 신체를 주제로 한 다채로운 회화 및 설치작품으로 채운 ‘날다 날다 날다’전을 개최해 1달여간 1만1300여명의 관객의 발길을 모아 화제를 모았다.

  당시 평론가 윤진섭씨는 “대중에 의한 창조, 새로운 창조는 손끝에서 나온다. 김홍년 작가의 대형작품이 한강에 걸리고 전시되니 대중들이 사진도 찍고 SNS로 공감하는 자체가 대중이 참여하는 모습이 될 것”이라며 “이제 작가가 일방적으로 발표하던 미술시대는 끝이 났고, 시민들 감상자들이 작품을 공유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미술평론가 서성록씨는 “김홍년 작가의 작품은 미술이 사유화되고 밀폐공간에서만 감상되는분위기속에 특정 공간을 찾지 않아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공재로서의 가치가 돋보인다. 또한 도시와 환경, 예술과 인간을 주제로 희망을 말해준다”고 평가했다. 

  김 작가는 “나비가 두 날개로 날 듯, 우리 민족도 반목과 편가르기, 아집을 넘어 타인의 입장을 상호이해하고 배려하며 소통하기를 바란다”면서 “행복과 희망의 의미도 있지만 생존과 공존이라는 의미도 있다”며 “조형성과 예술성으로 시민들이 상존(相存), 더불어 삶을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날개의 시각적 유희를 통해 마음의 날개로 높이 날아보는 희망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회를 기대하며 작품을 제작했다”고 전했다. 

특히, 김 작가의 작품은 현대사회에 카오스적인 ‘다름’과 ‘같음’의 갈등을 ‘소통’과 ‘이해’ 그리고 ‘균형’으로 ‘행복하자’는 사회적 의의를 담고 있어 “더욱 의미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홍익대학교 대학원 시절, 젊은 김홍년 작가는 해외 공모전인 스페인 호안미로 국제드로잉전 우수상(2등상), 미국국제미술공모전(‘84 I.A.C.) 우수상 등을 수상해 한국미술의 위상을 견인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이어 제1회 청년미술대상전 대상과 대한민국 문화체육부 장관표창을 받았다.

  김 작가는 일찍부터 공공재로서의 미술에 대한 고민을 깊이 했다. 

  1980년대 환경과 생태문제 그리고 문명 비판적 시각의 작품활동으로 미술그룹 '난지도' 창립을 시작으로 80년대 순수미술의 전환기를 마련하는 큰 역할을 했다. 난지도 그룹은 80년대 중반에 새로 일어난 민중미술이 "단순히 비리나 하층의 표현만을 저급하게 표상하여 회화의 본질적 순수함이 왜곡되고 70년대 화단에 던진 평면의 모더니즘이 생명력을 잃은 장식적인 되풀이로써 진부함을 드러낸다"는 점에 반발(자료전문가 김달진 저: 새로운 미술운동 26년)하여 85년 2월에 창립하여 순수미술의 오브제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이며 80년대 "개념에 얽매이지 않고 회화의 실재"를 이끌어 낸 한국미술사의 전환기 중심역활에 일조했다. 

  이후 ’87청년작가전(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앙데팡당전(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서울국제드로잉비엔날레(미술회관, 서울),  한국현대미술 90년대 작가전 (서울시립미술관, 1990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개최한 한국미술 50인 초대전(1995년)등에 참여했다.  

  그러던 중 돌연 1996년 미국유학길에 올라 예술경영과 설치미술을 공부했다. 캘리포니아 UCLA  John E. Anderson경영대학원에서 예술경영과 Claremont 대학원에서 '퐁뇌프의 다리' 등 자연환경 자체를 미술품으로 응용한 대지미술의 거장 크리스토프 자바체프 교수의 강의를 받으며 설치미술을 공부했다. 1998년 8월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을 풍자한 설치 작품전으로 국내외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미국 PATTEN대학교에서 교수(Faculty, LA Campus)로 후학을 지도했으며 UNESCO아시아태평양지역 무형유산센터 자문위원 활동 등으로 사회 기여를 했다. 

  현재 New Arrivals전(Bergamot Station, 미국), 꽁빠레종 Comparaisons (그랑팔레, 파리, 프랑스)등에 참가하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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