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천구청 이모 과장이 서울시에서 폐기물 소각제를 재활용해 만든 보도블록을 사적으로 사용하다 감사에서 발각이 되고 강등처분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징계가 부당하다며 금천구청장을 상대로 징계처분 취소 등의 소송을 제기했지만 원고 패소했다. 사진은 관련기사와 관계없음.

  [금천뉴스 진홍 기자 ] 자신의 처갓집 공사를 완성하기 위해 시청 소유 보도블록을 구청문서로 신청해 가져다 쓴 공무원에 대해 법원은 그의 강등 처분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문제의 공무원은 금천구청에서 근무하는 사무관급 이모 과장으로 그는 서울시에서 폐기물 소각제를 재활용해 만든 보도블록을 사적으로 사용하다 감사에서 발각이 되고 강등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자신의 징계가 부당하다며 금천구청장을 상대로 징계처분 취소 등의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원고 패소했다. 
  8월18일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박성규)재판부는 이 과장이 서울시 재활용 보도블록 2만6000여장을 공급받아 처가 주택공사 벽체 및 마당재료로 임의 사용한 사실이 감사담당관에 의해 적발돼 ‘강등 및 290만원의 징계부가금 부과 처분’을 받은 것이 부당하다며 낸 소송을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이 과장은 2017년 3월 이모 팀장에게 서울시 자원순환과에 재활용 보도블록 무상 공급 신청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 팀장은 서울시 자원순환과에 '재활용 보도블록 사용 신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서울시 자원순환과는 공문에 따라 금천구청에 재활용 보도블록 4만장을 무상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2017년 3월과 4월, 시가 210만원 상당의 보도블록 2만6280장을 반출했다. 반출한 보도 블럭은 본인 처가주택의 공사에 사용한 것으로 전해 졌다. 
  서울시 감사위원회 감사담당관은 같은 해 11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등을 위반해 재활용 보도블록을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적발했다. 금천구청장의 징계 요구를 받은 서울시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 과장에 대한 징계를 의결했고, 결국 금천구청으로부터 이 과장은 2018년 7월 ‘강등 및 290여만원의 징계부가금(금품 수수나 공금 횡령 등 사건에서 징계와 별도로 수수ㆍ횡령액의 5배까지 부과하는 부가금) 부과 처분’을 받았다.
 이 과장은 “징계처분 등이 부당하다”며 서울시 지방소청 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청구를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보도블록을 재산적 가치가 없는 건설폐기물로 생각했고 당시 이 탐장으로부터 서울시에서 재활용 보도블록의 보관 및 폐기 비용 등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사적사용도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 사건 재활용 보도블록을 재산적 가치가 없는 건설폐기물로 착오해 사적사용이 가능하다고 믿었다“며 고의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그가 재활용 보도블록을 주택 공사에 사용하는 행위가 위법한 행위임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장기간 근속한 공무원으로 공유재산법상 지방자치단체 소유 공용물품인 보도블록을 공공가치와 활용가치를 고려해 관리·처분해야 하는 원칙을 몰랐을 리 없으며, 사적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았다면 개인 자격으로 신청하면 충분했을 텐데 굳이 구청 공식 공문을 통해 공급받은 점을 들어 배척했다. 
 재판부는 "서울시에서 생산하는 재활용 보도블록은 공유재산법상의 지방자치단체 소유 물품에 해당하고, 공유물품의 경우 공공가치와 활용가치를 고려해 관리 및 처분해야 한다"며 “약 30여년간 공무원으로 재직한 사람으로서 누구보다 높은 준법의식과 도덕성을 갖춰야한다”면서 “공용물품인 보도블록을 공공용도로 사용할 것처럼 신청한 다음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잘못이 결코 가볍지 않고 횡령 액수 역시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더욱이 이 사건 주택 공사 과정에서 허위로 출장 처리를 한 다음 근무지를 이탈해 공사 현장을 방문하기까지 했다”며 “비위행위의 경위 및 태양, 횡령액 등을 고려하면 강등 내지 해임의 중징계까지 가능한 사유”라고 판시했다.
  이에 앞서 이 과장은 업무상횡령죄로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열었으나 재판에서 범죄사실이 모두 인정돼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은 사실도 있어 이번 사건의 판단에 참작됐다고 한다.
  또 서울시에서는 2005년부터 2016년까지 계속해 재활용 보도블록을 유상판매해 왔으므로 이 사건 재활용 보도블록이 재산상 가치가 없거나 폐기물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을 전제로 재판부는 징계부가금 부과처분에도 문제가 없다고 봤다. 
  이 과장은 재활용 보도블록의 폐기비용은 고려하지 않고 장당 56원으로 징계부가금을 책정했다고도 항변했지만, 손실액 2배로 부과한 징계부가금 산정 시 보도블록 가격은 최종 판매단가인 73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1995년 최초 판매단가를 기준으로 산정된 것으로 판단해 “처분사유 모두가 정당하다"며 그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는 즉각 항소해 사건은 서울고법으로 올라갔다.